입맛 없던 날 만들어본 오이무침, 새콤해서 딱 좋았어요
며칠째 밥이 잘 안 넘어가는 날이 있었거든요. 딱히 아픈 건 아닌데 뭘 먹어도 맛이 없는 그런 시기요. 그러다 냉장고에 오이가 두 개 있길래 오이무침이나 해볼까 했어요. 새콤한 게 당기기도 했고요.
소금에 절이는 게 핵심이더라고요
오이를 어슷하게 썰어서 굵은소금 한 스푼 정도 넣고 버무렸어요. 그리고 한 10분에서 15분 정도 놔뒀거든요. 이러면 오이에서 물이 빠지면서 양념이 잘 배는 상태가 돼요.
예전에는 이 과정을 건너뛰고 바로 양념을 넣었는데 그러면 나중에 물이 계속 나와서 양념이 다 묽어져요. 한번은 먹다가 접시에 물이 자박하게 고여 있어서 좀 당황했거든요. 절이고 물기를 꼭 짜는 게 오이무침에서는 가장 중요한 과정인 것 같아요.
양념은 감으로 했어요
레시피를 찾아보면 비율이 다 조금씩 달라요. 고춧가루 2스푼, 간장 1~2스푼, 식초 1.5~2스푼, 설탕 1스푼, 다진 마늘 반 스푼, 참기름, 깨. 대략 이 정도가 기본인 것 같은데 저는 적당히 감으로 넣었어요.
새콤한 맛을 좋아해서 식초를 좀 넉넉히 넣었거든요. 사과식초가 있어서 그걸 썼는데, 일반 식초보다 신맛이 부드러운 느낌이에요. 고추장을 반 스푼 정도 추가하면 감칠맛이 올라온다는 얘기도 있던데, 이번에는 안 넣었어요. 다음에 해봐야겠어요.
양파를 반 개 정도 채 썰어서 같이 넣었어요. 양파가 들어가면 아삭한 식감이 하나 더 추가되니까 좀 더 먹을 게 있는 느낌이 나거든요.
먹어보니까
새콤하고 약간 매콤한 게 입맛 없을 때 딱 맞는 맛이었어요. 밥 위에 올려서 비벼 먹었는데 밥 한 공기가 그냥 들어가더라고요. 입맛 없다고 해놓고 밥은 잘 먹은 거죠.
오이가 아삭하게 씹히면서 양념이 배어 있는 그 느낌이 좋았어요. 다만 시간이 지나면 물이 또 나오기 시작하니까 만들어놓고 빨리 먹는 게 나아요. 반찬통에 넣어두고 다음 날 먹으려고 하면 좀 축축해져 있거든요.
간단한 건데 자꾸 만들게 돼요
오이무침은 결국 오이 절이고, 양념 넣고, 버무리면 끝이에요. 불도 안 쓰고 5분이면 되니까 반찬 없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메뉴예요. 식초를 넉넉히 넣으면 새콤하게, 고춧가루를 넉넉히 넣으면 매콤하게 방향이 바뀌는 것도 재밌고요.
한 가지 적어두고 싶은 건, 오이를 절인 다음에 물기를 짤 때 너무 세게 쥐어짜면 오이가 으깨져요. 살짝 눌러서 물만 빼는 느낌으로 하는 게 아삭한 식감을 살리는 포인트예요. 이거 하나 차이로 결과가 꽤 달라지거든요.
입맛 없는 날에 새콤한 반찬 하나가 밥 한 공기를 살려준다는 걸 또 한번 느꼈어요. 대단한 요리가 아니어도 그냥 그날 필요한 맛이면 충분한 것 같아요.